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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이승희 (LEE Seung hee )

한국에서는 덩어리 느낌이 나는 오브제 작업도 했고 이미지를 평면으로

만드는 판 작업도 했다. 30여 년을 흙과 씨름했는데 어느 순간 흙의 한계를 느꼈다. 흙에 생각을 담기에는 부족함이 컸다. 그는 생각을 담을 수 있는

작업을 위해 ‘흙과 불’을 찾아 떠났다. 게다가 한국에서는 그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을 흙과 불이 주어지지 않았다. 50여 년 생활의 모든 터전을 접고 중국으로 간다는 것이 쉬울 수 만은 없었다.

중국최고의 도자기 도시인 장시성(江西省)의 징더전(景德鎭)에 머물며

작업을 하고 있다.(징더전은 고령토 산지인 장시성 고령촌과 인접한 역사적인 도자기 도시로 세계적인 최고(最古), 최대의 도자기 생산지). 현재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3~4년 간 연구와 실험에 몰입했다. 흙, 불, 물, 공기, 바람, 색, 안료에 대한 데이터를 꼼꼼히 기록했다. 3년의 시간이 지나가면서 작품은 봇물 터지듯 나오기 시작했다. 때로 구워낸 작품의 90%를 버려야만 했던

3년의 세월은 지난하지 않았을까? “아니요. 재미있었어요. 실험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.” 긴장감이 감돌 정도로 치밀하게 제작해야 하는 이 고난한

작업에 그가 열과 혼을 불어넣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재미와 즐거움이

뒤따르기 때문일 것이다.